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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자살 유가족 보듬을 치유의 방 있었으면...
작성자 관리자 등록일 14-04-21 13:54 조회 417

"자살 유가족 보듬을 치유의 방 있었으면..."

 

 

이번 달엔 딸 기일이 돌아와요. 개나리며 목련이며 꽃 필 때면 아름다우면서도 슬퍼요. 가슴이 저리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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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은숙(가명58) 씨는 금방 눈시울이 붉어졌다. 어린이집 교사였던 딸이 스스로 세상을 떠난 지, 어느새 9년이 흘렀다. 하지만 해마다 꽃 피는 계절이면 꽃다운 나이에 세상을 떠난 딸의 모습이 손에 잡힐 듯 눈 앞에 선하다.

 

자식을 잃은 참척(慘慽)의 슬픔, 하지만 송 씨는 한동안 그 슬픔을 누구와도 나눌 수 없었다. “집안에 가족들이 모이면 힘들어요. 특히 딸의 빈자리가 크게 느껴져서.”

 

지난 11일과 12일 서울 송파구 잠실동 성은어린이집 앞에는 송 씨와 같은 유가족들을 위한 사랑 나눔 바자회가 열렸다.

 

자살유가족지원센터 달과 나무가 주최하고 성북구 자살예방센터, 한국 생명의전화 그리고 다수의 개인 자원봉사자가 후원하는 행사였다. 이번 바자회는 달과나무가 운영하는 쉼터의 보증금을 마련을 위해 개최됐다.

 

쉼터에서 유가족들은 정기 자조모임을 갖고 주 1회 치유 프로그램을 함께 한다. 주로 꽃 그림을 그리며 마음을 달래고 유가족의 상태에 따라 필요한 기관을 연계해주거나 억울한 죽음을 밝히기 위한 탄원서 작성을 돕기도 한다.

 

이 날 바자회에서 만난 박인순(60) 씨는 생명의전화 상담사로도 활동하고 있다. 자살자 유가족 출신 1호 상담사다.

 

그 역시 하나 뿐인 아들을 지난 2009년 잃었다. 하지만 유가족모임을 통해 삶의 의지를 되찾고 이제 세상의 편견에 스스로 마음을 닫아버린 유가족들을 세상과 이어주는 역할을 맡고 있다.

 

유가족 모임이 국가 지원을 받는 단체가 아니라 기부금을 받아도 영수증 처리가 안 되고, 공문 협조 요청도 못 해요. 순수한 마음으로 돕는 분들이 있어 바자회도 열 수 있었죠라고 박 씨는 말했다.

 

그는 또 유가족 쉼터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초기에 이 터지면, 집에 남아있기가 무서워요. 빈 자리가 너무 크고. 한 여름에도, 추운 겨울에도 유가족들은 밖을 떠돌 수 밖에 없어요. 그러다 자살 생각에 시달리게 되죠.”

 

이들을 위해 따뜻한 차라도 나누며 얼어붙은 마음을 녹일 수 있는 곳이 필요하다는 그의 설명이다. 유가족들이 닫힌 마음을 열코 실컷 부둥켜 안고 울 수 있는 통곡의 방’, 상처받은 사람끼리 마음을 공감하는 치유의 방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딸이 떠난 후 지금껏 죄인으로 살았어요. 소리내 울어보지도 못하며 살았어요. 제발 나라에서 유가족들을 위해 실컷 울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줬으며 좋겠어요.” 송 씨는 끝내 굵은 눈물을 보였다.

 

달과 나무유가족 쉼터 연락처 02-416-0353

 

김기훈 기자

kihun@heraldcorp.com

2014-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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