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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자살' 방지 위해 발로 뛰는 성북구... 그 노력에 박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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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관리자 | 등록일 | 14-05-14 10:46 | 조회 | 512 |
'자살' 방지 위해 발로 뛰는 성북구... 그 노력에 박수
"최근 세 모녀가 자살하는 비극이 발생하면서, 한동안 모든 국민이 안타까움과 비통함을 감추지 못했죠. 담당 구역은 아니더라도, 복지정책과를 담당하는 저로서는 더더욱 상처로 다가왔고, 죄책감 또한 피할 수 없었어요. '자살' 예방과 방지를 위해, 수많은 노력을 하고 많은 사람을 만나며 그들이 죽음을 생각하기 전 마지막 순간, 그들의 마음을 되돌리는 데 조금이라도 이바지하고 있다고 생각했던 저를 되돌아보게 되었죠. '조금 더 그들을 위해 달려야겠다'는 원동력을 주기도 했고요." <?xml:namespace prefix = o ns = "urn:schemas-microsoft-com:office:office" /> 이는 21일 성북구청 복지정책과 민지선 팀장(53)의 말이다.
우리나라 자살률 OECD 국가 중 8년째 1위를 차지하면서, 최근 많은 사람이 ‘자살’의 심각성을 깨닫고 자살 방지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들 중 자살방지를 위해 발로 뛰어다니며 자살예방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추진하고 있는 사람이 있다.
바로 성북구청에서 특수사업개발·평가 및 주민생활서비스 사업추진을 담당하고 있는 복지정책과 민지선 팀장이다.
다음은 민 팀장과의 일문일답.
- 자살방지를 위한 활동으로 원예 프로그램을 추진하게 된 계기는.
"사실 아직 우리나라 자살예방사업의 구체화된 모델이 없어서 자살 고위험군에 대해 어떤 개입과 접근을 해야 하는가 하는 고민이 있었어요. 특히 '홀로 계신 독거어르신을 중심으로 자살에 대한 생각 검사를 해서 고위험군으로 분류된 어른들을 위해 우리가 당장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 하는 초조감 같은 것이었죠. 자료를 찾다 보니 식물이 주는 심리적 치유 효과에 대해 알게 되어서 '원예프로그램을 운영한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어 관내 고려대 원예학과에 무작정 도움을 요청했었죠. 그렇게 원예 프로그램을 시작하게 되었어요."
- 원예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겪은 인상 깊었던 경험은.
"더운 여름이었을 거에요. 처음 원예 프로그램을 진행하던 날, 독거노인분들께 수차례 전화를 드려 꼭 와달라고 부탁을 드렸더니 10여 분의 어르신이 와주셨는데 그분들의 표정은 정말 우울하고 귀찮아하는 기색이 역력하셨어요. 한 분은 아주 역정을 내기도 하셨죠. 그 날 저희는 그분들과 꽃다발을 만들었어요. 자신에게 주는 선물이라며 '꽃다발'을 만드시던 할아버님이 "내 생전 꽃다발은 처음이다. 더구나 내게 주는 꽃다발은…"이라며 수줍게 웃으시더라고요. 다음 수업시간, 첫날 역정을 내시던 할머님이 제일 먼저 오셔서 선생님을 도와 꽃을 배분하고 계셨죠. 참 기분이 묘하더라고요."
- 원예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느낀 바는.
"앞서 말씀드렸듯이 이렇게 원예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할아버님, 할머님들과 잊지 못할 추억을 많이 만들었어요. 물론 몇 주간 함께 꽃을 만지고 싹이 트는 걸 보며 기뻐했다고 해서 그런 접근이 자살의 여러 원인을 해결해 주는 열쇠는 아니겠지만, 절망에 빠져 혼자서 집안에만 계시던 누군가를 밖으로 나오게 하여 이웃과 어울리게 하는 것이 성북구가 지향하는 공동체 망을 통해 ‘이웃이 이웃을 돌보며 정을 나누는 마을’에 한 층 가까이 다가간 것일 수 있다고 생각했죠. '적어도 이 세상에 내가 혼자가 아니라는 것. 날 위해 누군가 웃어주고 함께 무언가를 한다는 것'이 바로 죽음을 선택하는 마지막 순간, 세상을 향해 다시 서게 하는 힘이라고 생각해요"
- 정부와 기관의 많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현시대 가장 큰 문제인 ‘자살률’이 줄지 않는 이유에 대한 견해는.
"삶의 무게가 너무 무거워요. 국민들이 버티기 힘들 수밖에 없다는 거죠.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일자리 불안, 준비되지 않은 노년, 신체적·정신적 건강문제, 사회적 고립감과 우울 등이 자살로 이어지는 주요 원인이라고 생각해요. 특히 우리나라는 급속한 노령화와 함께 65세 이상 노인의 자살률은 전체 자살자의 세 배에 이르는 수치를 나타내고 있고, 그 중 독거어르신의 자살률은 일반 노인에 비해 세 배 이상 높게 나타나고 있어요. 이는 가족구조 변화 등으로 사회적 위험에 노출된 상태를 반영한 것이라고 할 수 있으며 개인의 힘으로 해결할 수 없는 부분이라는 거죠. 따라서 자살예방은 한 지역 한 부서가 아닌 전 국가적으로 전 지역에서 전 국민이 중요성을 인식하고 시스템을 갖추고 메뉴얼화되어 집중적으로 추진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실질적으로 사업을 추진하는 경험 있는 훈련된 전문가가 부족한 실정이기에 체계적이고 효율적인 대응이 미흡하다는 것이 방점이라고 볼 수 있죠."
- 국민들이 '자살'을 생각하기 직전에, 그들의 마음을 돌릴 복지적 구조가 갖춰져 있다고 생각하는지.
"사실상 우리 사회가 자살을 개인의 문제로 보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에, 국민들 대부분은 자신이 자살의 위험에 처해 있을 때 어디에다 도움을 요청해야 하는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고 봐요. 하지만 분명 자살의 징후를 알아챌 수 있다면 예방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제도권 복지 수혜자 중 자살사건 발생 후 상담일지 등을 살펴보면 언젠가 이분들이 자살에 대해 말씀하신 경우를 발견할 수 있어요. 즉, 자살의 신호를 보내는 경우가 많으므로 누군가 자살을 생각하는 사람의 신호를 빨리 인식하여 전문가에게 연결해 준다면 가능하다는 것이죠. 이는 복지적 구조가 탄탄하면 사전 개입과 예방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뜻하는데, 행정적 복지 망으로는 부족하고 인력과 예산 외에도 모든 국민이 행정적 복지 망 안에 들어올 수 없다는 것이 문제죠."
- 그렇다면 자살방지를 위해 성북구가 갖추고 있는 복지적 구조는.
"저희는 자살방지를 위해 공동체 망 중심의 자살예방사업을 하고 있어요. 지역주민 중 자살예방 게이트키퍼 교육을 이수한 주민들이 '마음 돌보미'로 자살 생각을 가진 자살 고위험 어르신과 1:1로 결연하여 안부확인, 방문봉사 등 정서적 지지를 활동을 펼치고 있죠. 자살에 대한 생각으로 힘들어하는 주민을 발견하면 자살예방센터나 정신건강증진센터로 연락하여 위기개입이 이뤄지도록 돕고 있어요. 자살의 문턱에서 내게 찾아오는 마음 돌보미가 떠올라 발길을 돌리셨다는 어르신도 계시더라고요. 이러한 정서적지지 망을 통해 동 단위의 생명안전망을 구축해 나가는 것이 바로 보건복지 통합적 자살예방체계의 기초 망이라고 생각해요."
- 정부와 기관의 노력 이외에 지자체에서는 필요한 노력은.
"사실 지자체 단체장이 자살예방사업에 대해 어떤 철학을 갖고 있고 어떻게 인식하느냐에 따라 상당히 큰 차이가 있는데, 지자체에서는 지역사회를 중심으로 한 공동체적 자살예방과 대처전략을 짜야 해요. 주민들에게 자살은 지역사회가 함께 나서면 예방할 수 있음을 알리고 동참하도록 하여 지역에서 자살에 대한 인식개선이 이뤄지도록 해야 하며, 고위험자의 조기발견을 위한 게이트키퍼를 적극적으로 양성 활용하여야 한다는 것이죠. 또한, 주민과 대중을 접하는 다양한 직종의 인력을 적극 활용하여 지역의 자살 민감성을 높이고 숨어있는 고위험자를 조기 발견할 수 있는 예방시스템을 갖추어야 하고요. 또 지역의 여러 기관이 각각의 입장에서 자살예방 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네트워크를 구축하여 지역주민과 기관이 각각으로 자살예방의 주체가 될 수 있도록 홍보, 교육 등을 시행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또한, 경찰서, 소방서와 협력하여 자살사건이 일어나면 전문가가 유족이나 시도자에게 즉시 개입하고 모니터링 할 수 있는 위기대응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자살 재시도의 가능성을 막아야 한다는 거죠. 마지막으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지역의 통계와 분석 자료를 축적하는 것이에요. 심리적 부검을 통해 지역의 자살에 대한 통계와 분석 자료를 토대로 지역의 자살실태와 지역 실정을 고려한 실질적인 자살예방사업을 계획하고 실천해야 해요."
- 주민들을 가장 가까이에서 보는 성북구 담당자로서, 현재 주민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부분은.
"송파 세 모녀 자살사건을 계기로 3월부터 전국 지자체가 사각지대 발굴을 위한 일제 조사를 실시하고 있어요. 우리 구도 마찬가지로 적어도 제도를 몰라서 신청을 못 하는 가정이 없도록 하자는 취지에서 전 가구에 제도를 알리는 홍보문을 보내고 어려운 이웃을 찾아서 알려달라는 운동을 펼치고 있는데 한 달 반 정도 추진하면서 400가구 정도가 발굴되었어요. 이 중 30% 정도는 기존 제도권 내에서 도움을 받고 계신 분들인데 이분들조차 생활고를 호소하고 있어요. 월세와 병원비, 생활비, 공과금 체납 등의 경제적 문제, 안정된 일자리가 없어서 겪는 빈곤이 정말 심각해요. 그다음이 돌봄인데요. 경제적 어려움과 별도로 홀로 계신 어르신들은 누군가 들여다보고 돌봐주기를 원하는 욕구가 크시다는 거죠. 그러나 문제는 발굴된 분들께 필요한 부분을 채워드릴 수 없는 제도적 한계가 있어요. 분명 도움이 필요한데 기존의 사회안전망으로는 지켜줄 수 없는 생활상의 문제들 앞에서 주민들이 겪는 좌절이, 결국 자살이란 극단적 선택을 하게 하는 것이 아닐까 조심스럽게 생각을 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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