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주민이 행복하고 건강한 성북 세상 무엇보다 소중한 것은 생명입니다
커뮤니티
제목 | 빈곤 예방을 위해서도 보편복지가 중요하다 | ||||
---|---|---|---|---|---|
작성자 | 관리자 | 등록일 | 14-04-28 11:50 | 조회 | 453 |
[빈곤 예방을 위해서도 보편복지가 중요하다]
서울 송파경찰서는 2월 26일 오후 서울 송파구 석촌동의 한 단독주택 지하 1층에서 엄마 박모(60)씨와 장녀 김모(35)씨, 차녀 김모(32)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고 밝혔다. <?xml:namespace prefix = o ns = "urn:schemas-microsoft-com:office:office" /> 번개탄을 이용하여 세 모녀가 동반 자살한 이날의 이 사건은 이후 우리 사회를 안타까움과 분노, 그리고 정쟁과 비판으로 들끓게 했다.
세 모녀가 민생불안과 생활고 끝에 자살한 이 사건에 대해, 박근혜 대통령은 3월 4일 청와대 국무회의에서 “이분들이 기초수급자 신청을 했거나 관할 구청이나 주민센터에서 상황을 알았더라면 정부의 긴급 복지지원 제도를 통해 여러 지원을 받았을 텐데, 그러지 못해 정말 안타깝고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이에 더해, 박 대통령은 “있는 복지제도도 이렇게 국민이 몰라서 이용하지 못한다면 사실상 없는 제도나 마찬가지”라고 했다.
박 대통령의 이 말은 ‘절박한 분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제도는 갖추어져 있는데, 이런 사실이 잘 알려져 있지 않으므로 확실하게 이런 사실을 알릴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정부의 과제라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그런데 나는 박 대통령의 이러한 인식이 잘못되었다고 생각한다. 박 대통령의 생각과 달리 우리나라는 절박한 분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그런 복지제도를 제대로 갖추고 있지 못하다는 것이 대다수 전문가들과 시민사회의 인식이다.
박 대통령이 말한 대로, 만약 세 모녀가 송파구청을 찾아가서 기초수급자 신청을 했더라면 과연 지원을 받을 수 있었을까? 전문가들은 그들이 국민기초생활보장 수급자 신청을 했다 하더라도 수급자로 선정될 확률은 거의 없었다고 단언한다. 근로능력이 있는 것으로 간주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박 대통령의 말처럼 “관할 구청이나 주민센터에서 상황을 알았더라면 그들은 실질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었을까?” 이에 대해서도 비관적이다. 구청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는 있겠으나, 정부의 ‘긴급 복지지원’ 기준이 매우 까다롭기 때문에 지원이 거부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설사 ‘긴급 복지지원’이 이뤄졌다고 하더라도, 이는 2~3개월짜리 단기 대책에 지나지 않으므로 본질적인 해법이 되기는 어렵다.
<긴급 복지제도 수급 기준 까다롭다>
우리나라의 긴급 복지제도는 소득상실과 질병 등으로 생계를 유지하기 어려운 취약계층에게 생계비·의료비·주거비·교육비 등 필요한 복지서비스를 제공해서 위기상황에서 벗어나도록 지원하는 사업이다. 그런데 이것의 수급 기준이 까다로워 지방정부들이 ‘부정수급 시비’를 우려하여 대상자 선정과 지원을 엄격하게 집행하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2013년 긴급복지 예산은 971억 원이었지만 실제로 위기 가정에 지원된 금액은 536억 원에 그쳤다. 집행된 비율이 55.2%에 그친 것이다. 이런 이유 때문에 박 대통령의 위의 언급은 사실과 다를 개연성이 매우 크다.
그런데 더 한심한 것은 “관할 구청이나 주민센터에서 상황을 알았더라면”이라는 박 대통령의 발언이다. 관할 구청이나 주민센터에서 이런 상황을 알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것이 관계 전문가들과 현장 공무원들의 공통된 견해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그것이 관할 구청이나 주민센터의 잘못은 아니다. 이번 ‘세 모녀’의 경우는 본인들이 직접 지방정부에 선별적 복지를 신청하지 않는 한 현실적으로 알아내기 어렵다. 아니면 사회복지 공무원이 선별적 복지 대상자를 적극적으로 찾아내야 하는데, 이는 성격상 한계가 뚜렷할 뿐만 아니라 사회복지 공무원의 수가 현저히 부족한 우리나라의 척박한 복지행정의 현실에서는 더욱 기대하기 어렵다.
결국, 박 대통령은 청와대 국무회의에서 하나 마나 한 이야기를 한 것이다. 박 대통령은 우리나라의 현행 기초생활보장제도가 절대빈곤에 처한 국민을 돕는 데 뚜렷한 한계를 가지고 있다는 점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우리나라의 기초생활보장 수급자는 2010년 155만 명에서 2013년 135만 명으로 크게 줄었다. 경제사회의 양극화와 인구의 고령화가 해가 갈수록 심화되었던 탓에 복지수요가 엄청나게 늘어났음에도 불구하고, 국민기초생활보장 수급자 수는 오히려 크게 줄었던 것이다. 이는 다수의 극빈층이 빈곤탈출에 성공했기 때문이 아니라 ‘사회복지통합관리망’ 도입으로 인해 소득과 부양의무자 파악이 쉬워지면서 기초생활보장의 탈락자가 양산된 탓이다.
<절대빈곤층도 지원 못하는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
현재 우리나라의 절대빈곤율은 8% 정도로 추정된다. 그런데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가 보호하고 있는 인구는 2.8%에 불과하다. 현실적으로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이 절대빈곤의 상태에 있으면서도 국가의 보호를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상대빈곤율은 16.5%에 이른다.
이들 상대빈곤층은 언제 절대빈곤 상태로 추락할지 모른다. ‘세 모녀’의 경우가 여기에 해당한다. 이 가정은 엄마 박모(60)씨가 식당 일을 해서 월 150만 원 정도를 벌 때는 절대빈곤에 근접한 상대빈곤층이었다가 팔의 부상으로 인해 일자리를 잃으면서 순식간에 절대빈곤층으로 추락했던 것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기초생활보장제도는 작동하지 않았고, 이들은 국가로부터의 어떤 보호도 받지 못했다.
<‘세 모녀 자살’과 같은 사건, 공공부조만으로는 못 막아>
“있는 복지제도도 국민이 몰라서 이용하지 못한다면 사실상 없는 제도나 마찬가지”라는 박 대통령의 지적에 자극을 받아서인지, 현오석 경제부총리는 “세 모녀 사건이 재발하지 않도록 복지 공무원을 추가로 충원하고 국민에게 찾아가는 복지를 실현”하겠다고 했다. 서울시도 복지 사각지대에 대한 특별조사를 실시하고 ‘위기 가정 발굴 추진반’을 구성하여 상설조직으로 운영하기로 했다. 이는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모두 나서서 복지 사각지대를 탐색함으로써 기초생활보장의 수혜 대상자를 적극 발굴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이다.
나는 정부의 이러한 조치를 적극 환영한다. 그렇다고 이런 조치가 좋은 성과를 낼 것 같지는 않아 보인다.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와 같은 정부의 공공부조제도를 국민들에게 잘 홍보하고, 그래도 신청하지 않고 있는 사각지대의 극빈자들을 찾아내서 공공부조제도인 국민기초생활보장의 수혜자로 전환시켜내는 일은 이전에도 여러 차례 추진되었던 것으로 전혀 새로운 접근 방법이 아니다. 그런데도 ‘세 모녀’ 자살 사건 같은 일은 계속 반복되고 있다.
정부가 실패한 것이다. 나는 여기에는 두 가지의 이유가 있다고 생각한다. 첫째는 우리나라의 공공부조제도인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가 지나치게 빈약하다는 사실이고, 둘째는 이런 빈곤 문제는 선별적 복지인 공공부조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다는 사실이다. <‘있는 복지제도’의 빈약함을 인정하자>
먼저, 우리나라의 공공부조제도인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가 지나치게 빈약하다는 사실부터 논의해보자. 지난 3월 4일 국무회의에서 박 대통령이 ‘세 모녀’ 자살 사건과 관련하여 언급했던 ‘있는 복지제도’라는 것은 현행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를 말하는 것인데, 이것이 너무나 빈약하다는 사실을 우리 사회가 솔직하게 인정해야 한다.
우리나라의 절대빈곤 인구는 전체 인구의 8%에 이르는데,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가 보호하고 있는 인구는 2.8%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보장인구의 범위를 넓히는 일이 시급하다는 결론이 쉽게 도출된다. 그래서 지난 대선 때 여야 후보 모두가 국민기초생활보장의 사각지대를 양산하는 걸 |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